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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논단] 찬란한 오월의 초입에 조폭정치의 뿌리를 생각해본다
[프리덤 논단] 찬란한 오월의 초입에 조폭정치의 뿌리를 생각해본다
  • 프리덤뉴스
  • 승인 20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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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를 유린하는 조폭 정치인들에 대해 단호하게 "No"라고 외쳐야

이념은 피보다 진하고 강철보다 견고하고 면도날보다 예리하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폭력은 스스로 옳다고 믿는 자들의 폭력, 즉 이념에 근거한 폭력이다.

윤석열 정부는 결사의 각오로 조폭정치의 적색 폭력에 맞서야

3.9대선은 80년대 이후 무려 40년 가까이 지속된 좌파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

찬란한 오월의 초입에 조폭정치의 뿌리를 생각해본다

최 진 덕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철학)

 

오월은 찬란한데 정치는 전례 없이 개판이다.

선거에 진 편이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이긴 편을 교묘하게 능멸하는 일도 일찍이 없었고, 민주를 부르짖던 자들이 자기보호를 위해 전 국민이 다 보는 가운데 어마어마하게 반민주적인 작태를 서슴치 않는 일 또한 일찍이 없었다. 자신들의 수적 우세와 조직기반을 믿고 법치를 함부로 유린하는 정치꾼들의 모습은 깡패영화에 나오는 조폭들의 모습과 조금도 다름이 없어 보인다.

찬란한 오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조폭정치를 영화 관람하듯 구경하면서 어떤 사람들은 아연해하고 어떤 사람들은 치를 떤다.

하지만 이 나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례 없이 심각한 좌우대립으로 인해 금이 갈대로 가버린 만큼 좌파이념에 사로잡혀 조폭 정치꾼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는 사람들도 적지는 않다. 이런 사람들이 있으니 그런 정치꾼들이 마음 놓고 설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조폭정치의 뿌리는 깊다. 조폭 정치꾼들 자신들이 아니라 그들을 지지해주는 바로 그 적지 않은 사람들이 조폭정치의 뿌리이기에 사태는 심각하다.

하지만 조폭정치의 뿌리가 '국민' 속에 깊이 박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법치를 함부로 유린하는 조폭 정치꾼들을 지지하는 그 사람들을 두고 우리는 이 나라의 정상적인 국민이라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 국법질서를 존중하고 그것을 지켜야 국민일 수 있다. 국법질서를 무시하면 그 사람은 국민이 아니고 범법자다. 범법자도 국민은 국민이지만 제대로 된 정상적인 국민은 아니다.

국법질서를 지키는 이 나라의 국민이라면 좌우를 막론하고 출신 지역에 관계없이 법치를 유린하는 조폭 정치인들에 대해 단호하게 "No"라고 외쳐야 한다. 국법질서야말로 근대 국민국가(nation-state)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국법질서가 무너지면 국가 전체가 무너진다. 국가 전체가 무너지면 좌파건 우파건 좋을 일이 없다. 골수 좌파라서 이 나라의 국법질서가 도무지 싫다면 다른 나라에 가서 살면 된다. 이 나라의 국법질서에 자신의 생명과 재산과 자유를 맡기고 사는 다른 수많은 국민을 생각한다면 골수 좌파가 되기는 양심상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뜻밖에도 양심이 불량한 골수 좌파가 너무 많다.

유감스럽게도 이 나라에 사는 적지 않은 사람들은 아직도 양심이 불량한 탓인지 좌파이념을 앞세우면서 조폭 정치꾼들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한 채 그들의 끔찍한 불법행위마저 눈감아주고 있다. 그 덕분에, 조국이라는 잘 생긴 정치꾼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치사한 비리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울법대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SNS를 하고 있고, 대장동 게이트의 주역이었던 이재명은 선거에서 떨어진 다음에도 김대중 이후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 칭송을 받으며 민주당을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치판은 원래 정치꾼들의 차지라서 개판이 아닐 수 없고 개판이라 해서 반드시 나쁜 것도 아니다. 정치판에서 정치꾼들이 대신 싸워주기에 국민은 직접 싸울 필요 없이 일상생활을 평화롭게 영위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대의민주주의가 갖는 최고의 장점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신물 나게 보았듯이 정치꾼들이 좌파적 정치이념을 명분 삼아 법치를 유린하면서 지들 마음대로 당파적 이익만 챙긴다면 국민의 일상생활은 파괴되고 급기야 국가까지 망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정권 막판에 벌어진 이른바 "검수완박"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내 일상생활이 위태로워질 수 있고 더 나아가 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절박하게 느끼게 되었다.

대단한 애국심을 가지고 있거나 대단한 우파라서 그렇게 느끼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들은 일상생활을 소중히 여기고 상식에 따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일 뿐이다. 그들의 일상생활과 그들의 상식이 좌파이념에 치우친 사람들과 이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조폭 정치꾼들 때문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아무리 좌파라도 이래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이 나라 국민이 아니다.

 

실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보통사람들이 조폭 정치꾼들의 불법적 행위보다 더 심각하게 걱정하는 것이 있다. 조폭 정치꾼들이 자신들의 좌파이념을 명분으로 당파적 이익을 챙기는 체하다가 실제로는 국가 유지에 필수적인 핵심기관들을 차례로 망가뜨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바로 그것이다. 다시 말해 검찰을 해체한 다음에는 경찰을 해체하고, 경찰을 해체한 다음에는 군대를 해체하지 않을까 보통사람들은 걱정한다. 그들은 조폭 정치꾼들이 대한민국에 대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나라라고 저주를 퍼부었던 어느 좌파 대통령의 추종자들임을 잘 알고 있다.

80년대 젊은 시절 좌파이념을 위해 젊음을 불사르던 자들이 어쩌다 정치꾼이 되어 조폭과 다름없게 변질되었을까. 좌파이념이 도대체 뭐길래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조폭 정치꾼들의 끔찍한 불법행위까지 감싸주고 있는 것일까. 정치꾼들도, 그들의 지지자들도 이념에 눈이 먼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한 것 아닌가. 20세기 공산주의 운동의 역사가 명백하게 증명하듯 이념은 밥을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벌어주는 것도 아닌데 어쩌다 이 나라의 말 잘하는 젊은 지식인들 대부분이 21세기에 들어와서까지도 좌파이념의 노예상태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는가.

좌파이념은 적어도 80년대의 출발점에 있어서는 우리의 구질구질한 현실과는 달리 오월의 찬란한 봄날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외세에 맞서 민족을 얘기할 때는 그 주체성이 아름다웠고, 지주와 자본가에 맞서 민중을 얘기할 때는 약자에 대한 그 동정이 아름다웠다.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를 말할 때는 그 용기가 아름다웠고, 온갖 차별에 맞서 인권을 얘기하고 평등을 얘기할 때는 그 이상이 아름다웠다. 좌파이념의 꿈이 이렇게 아름답다 보니 아직도 수십년 전의 그 꿈에서 깨어나기 싫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름다운 명분 속에 치명적인 독이 숨어 있다. 독이란 다름 아니라 인간과 세계의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리킨다. 좌파이념은 늘 외세와 주체, 자본가와 민중, 차별과 평등처럼 상호대립하는 두 항의 이분법 위에 존립하고 있지만 두 항이 상호대립적임과 동시에 상호보완적임을 알지 못한다.

외세는 주체에게 손해도 되지만 이익도 되고, 지주나 자본가 역시 민중에게 손해도 되지만 이익도 된다. 차별이 반드시 나쁜 것도 아니고 평등이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런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좌파이념은 늘 두 항을 대립적, 모순적으로만 보기 때문에 현실을 왜곡하고 만다.

대립하는 두 항이 상호보완적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좌파이념으로 무장한 운동권 출신들은 90년대 이후 정치권에 진입하여 권력을 잡자마자 국민을 대립적인 두 항으로 갈라치는 망국적 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국민을 많이 가진 자와 적게 가진 자, 부리는 자와 부림을 당하는 자, 선량한 우리 편과 사악한 남의 편으로 갈라치고 나면 남은 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 편을 강화해서 남의 편을 박살내는 것뿐이다.

김대중으로부터 시작된 좌파정권의 망국적 갈라치기는 온갖 거짓말로 촛불민중을 선동하고 죄 없는 여자 대통령을 끌어내려 짓밟아버린 사기탄핵에서 그 절정에 이르렀다. 사기탄핵은 문재인 정권을 낳았고 문재인보다 더 악마적인 조폭 스타일의 정치꾼 이재명을 정치판에 등장시켰다.

운동권 출신들은 수십 년에 걸쳐 정치권을 장악해가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아름다운 좌파이념을 스스로 배신하면서 권력을 누리고 뒷돈까지 챙기는 가운데 추접한 정치꾼으로 변질되고, 더 나아가 잔혹한 조폭으로 전락했다. 그들의 자기배신을 어쩌다 늙고 때가 묻어서 발생한 우연한 일탈이라고 보면 안 된다. 그것은 처음부터 예정된 필연이었을지 모른다. 80년대 운동권 학생시절부터 그들은 마음속 깊이 권력의지의 화신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장관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어 출세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사기탄핵 이후 우파정당도 사라지고 우파언론도 사라지자 의지할 곳이 없어진 보통사람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광화문으로 몰려나왔다. 자신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조중동마저 개무시했던 이 불쌍한 국민들은 80년대 운동권의 주류가 주사파였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문재인 좌파정권의 궁극적 지향점이 어딘지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태극기와 같이 들었던 성조기는 미국을 향해 발신하는 보통사람들의 SOS신호였다. 이렇게 해서 1948년 대한민국 성립 이후 최초로 우파국민이 아스팔트 위에 등장한 것이다. 조중동은 태극기 시민을 철저히 외면했지만 그것은 사기탄핵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놀라운 사건이었다. 역사는 이처럼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지난 3.9 대선에서의 승자는 권력을 가진 좌파가 아니었다. 3.9대선은 80년대 이후 무려 40년 가까이 지속된 좌파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이다. 아무 힘도 없는 저 불쌍한 보통사람들이 어떻게 막강한 좌파정권을 이겨내고 역사의 변곡점을 만들어냈는지 아무도 모른다. 조중동과 국힘당이 변곡점을 만든 주역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 조중동과 국힘당은 간절함이 없었다. 간절한 것은 보통사람들뿐이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역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역사가 자신의 작품이 아님을 알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

그러나 좌파이념에 중독되어 목표가 옳으므로 뭐든 해도 된다고 자만하는 조폭 정치꾼들은 여전히 겸허할 줄 모르고 오만방자하게 역사의 주인 노릇을 하고 싶어 한다. "검수완박"은 그들이 얼마나 오만방자한 주인이고 싶어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극적인 사례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발악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마지막 발악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되어 대한민국의 선량한 국민들에게 큰 손해를 끼친 다음에야 그칠 것이다. 윤석렬 정권은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것이 있다. 그것은 좌파이념에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어 조폭 정치꾼들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그 사람들이다. 조폭 정치꾼들은 불법 여부를 따져 감옥에 집어넣으면 일단 입막음은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재명이 대장동 게이트의 주역인 줄 뻔히 알면서도 이재명을 찍은 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념에 눈이 멀어버린 그들을 설득하기는 이슬람교도를 기독교도로 개종시키기보다 어렵다. 이념은 피보다 진하고 강철보다 견고하고 면도날보다 예리하다.

하지만 역사의 물길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깡패영화보다 더 혼란스러운 조폭정치가 계속되면서 새로 들어선 정부가 민노총의 거듭된 대규모 촛불시위로 식물정부가 되고 또 다시 탄핵을 운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죄 없는 여자대통령을 끌어내려 짓밟아버리던 잔인한 짓을 다시 반복하게 될까. 아니면 인간과 세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좌파이념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마련될까.

좌파는 말빨이 세지만 우파는 그렇지 못해서 좌파를 깨는 것은 우파가 아니고 좌파 자신들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대한민국처럼 모든 것이 역동적으로 바뀌는 나라에서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꼭 같은 좌파적 언어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괴이한 일이다. 좌파 선동가들이 마이크를 독점하고 떠들어대더라도 이제는 좌파 스스로 염증을 낼 때가 되었다. 아직도 염증을 내지 않는다면 구제불능의 돌대가리라는 증거일 것이다. 아무리 골수 좌파라도 아이큐 지수 세계 일등인 민족의 일원인데 돌대가리라는 게 말이 되는가. 좌파의 언어적 우세는 이미 절정을 지났고 이제는 내려가는 길만 남은 듯하다.

그렇다고 좌파 스스로 개과천선하기만 기다리는 것도 직무유기다. 윤석렬 정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울어져도 너무 기울어져버린 운동장을 똑바르게 수리해야 한다. 교육계와 언론계의 수리가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조폭 정치꾼들을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에는 교육자들과 언론인들의 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헤리티지 재단과 같은 우파 씽크탱크의 설립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인문사회계 지식인들 대부분이 좌경화되어 있거나 친좌파적인 현 상황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세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처럼 될 수도 있다. 쉬운 길은 어디에도 없다.

같은 조폭 정치꾼이라 해도 좌파는 우파보다 훨씬 더 해롭다. 좌파 조폭 정치꾼들이 무슨 짓을 하건 아름다운 좌파이념이 포장을 해주기 때문에 그렇다. 좌파이념은 잔인한 폭력을 정당화해주고 민중들의 지지까지 끌어들인다. 그래서 스탈린의 적색 폭력은 히틀러의 백색 폭력보다 훨씬 더 음습하면서 잔인할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폭력은 스스로 옳다고 믿는 자들의 폭력, 즉 이념에 근거한 폭력이다.

찬란한 오월의 봄을 장식하고 있는, 한 편의 깡패영화와도 같은 좌파 정치꾼들의 조폭정치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궁극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폭 정치꾼들과의 타협은 사태를 지연시키거나 그들을 도와줄 뿐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승패는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 해도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싸워야 한다. 역사적 사명감 같은 게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결사의 각오가 필요하다. 윤석렬 정부에 그런 결기가 있을까. 제발 결사의 각오로 조폭정치의 적색 폭력에 맞서 승리해주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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