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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좌파와 우파의 핵심 가치 – 연대와 자유
[논단] 좌파와 우파의 핵심 가치 – 연대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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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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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와 우파의 핵심 가치 – 연대와 자유

최태열 논설위원

 

 

좌파와 우파를 구분짓는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 혹자는 좌파는 평등, 우파는 자유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좌파는 연대, 우파는 자유라고 구분한다.

 

평등이라고 하면 결과의 평등도 있지만 기회의 평등과 법 앞의 평등도 있다. 결과의 평등은 좌파적 가치이지만 기회의 평등과 법 앞의 평등은 우파적 가치이다. 그러므로 평등을 좌파적 가치의 핵심으로 꼽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좌파의 핵심가치는 연대(solidarity)라고 보아야 한다. 연대란 무엇인가. 혼자 외톨이로 남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고 같이 아픔을 느끼는 것이다. 휴머니즘의 출발이 연대감이다. 그것은 유아적 본성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왜 그것이 좌파의 핵심 가치로 오늘날 좌파세상을 만든 나쁜 의미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연대의 한계를 설정하지 못하고 무한정 확장하였기 때문이다. 연대는 가정과 면대면 조직(face-to-face organization)까지로 한정하여야 한다. 그것이 가정과 면대면 조직을 넘어 사회 전체로 확장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국가주의와 민족주의가 그러한 오류를 내포하였고 질곡의 역사로 나타난 것이다.

 

연대를 사회전체로 확장하는 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그 사회구성원 모두가 이타적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기적 욕구와 이타적 욕구 양면을 겸비한 존재이다. 그런데 연대는 이타적 욕구이다. 그것은 가정과 면대면 조직까지에만 조직의 구성원리로 작동한다. 그것이 사회전체로 확장되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그것을 무리하게 적용하려다 보니 인간개조가 요구되었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폭력적 제도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연대라는 좌파의 핵심 가치는 그 한계가 명백하다. 사회 전체를 지탱할 수 있는 핵심 가치는 자유밖에 없다. 자유는 기본적으로 이기적 욕구이다. 이기적 욕구가 나쁜 것이 아니다. 자신을 보존하고 자신을 성장시키려는 욕구는 이기적 욕구이다.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성숙된 본성에 부합한다. 그러므로 우파의 세계관에는 인간개조라는 항목이 없다. 다만 자유도 한계가 있어야 한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 한계이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한 자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의 핵심이다.

 

사실 자유는 우파만이 아니라 좌파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이기도 하다. 노동해방, 인간해방을 부르짖은 것은 좌파가 아니었던가. 해방이라는 용어 자체가 자유를 지향하는 단어이다. 억압과 착취를 벗어나서 완전한 자유를 획득하자 – 그것이 좌파가 지향하였던 궁극적인 목표였다.

 

그런데 좌파는 자유를 획득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자유를 버렸다. 그것이 그들의 오류였다. 그 과정에서 개인은 집단에 종속되고 집단의 명령에 따라야 했다.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로 인민민주주의를 내걸었으나 인민의 집단적 뜻이 구현되는 것은 지도자의 뜻으로 나타나므로 지도자는 무오류의 절대자이고 그에 무조건 복종하여야 한다는 괴상한 논리로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자유를 박탈하였다. 그들의 그러한 논리는 조금만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논파될 수 있는 저급한 논리였다. 그러므로 좌파를 극복하는 것은 이성이고 학습이다.

 

우파의 핵심 가치인 자유는 사실 좌파의 궁극적 목표이기도 하므로 그 점에서 우파는 좌파를 설득할 수 있다. 단지 우파는 목표와 과정 모두 자유를 포기하지 않는데 비하여 좌파는 목표는 자유에 두되 과정에서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자유는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것이다. 집단의 자유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파의 핵심 가치는 자유주의이고 개인주의이다. 나는 개인이 타고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죽을 수 있는 사회를 자유사회라고 부르며 그 자유사회의 건설이 우파의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사회를 건설하려면 개인이 자신의 삶의 소명을 발견하는 정신혁명의 단계와 그런 정신혁명을 거친 개인들이 그것을 억압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제도혁명의 두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자유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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