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건너
梅山 姜賀晶
기억에 갇힌 네가
시간의 틈새를 비집고
문득 내게 다가섰다
홀로 된 아픔을 곱씹다가
눈물 그렁한 눈으로 바라보니
너는 왜 그리도 늙었니
세월의 무게가 내려앉은 네 어깨에
무거운 추 같은 양팔이
축 처져 측은하다
네가 가엽다 하는 내가
너를 가엽다 하였다
위로하고자 한 너는
기억 속의 나를 말하지만
나는 기억의 지우개가 되어
너를 위로한다
마음의 상처를 꿰매기엔
우린 각자의 길로 달음질쳐왔고
먼 머-언 기억 속의 너도
네겐 아직 소녀인 나도
우리 앞에 없음을 검증한 시간일 뿐
존재하지 않는 아련한 감정의 끄나풀을 놓으며
그렇게 우리는 스치고 지나간다
잠깐의 쉼표를 찍고
시간을 건너
각자의 길로 계속 달려간다
안녕,
친구여.
2022.06.16. 오후11:40 오랜 남자사람친구와 결별하며.
그리운 남편에게 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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