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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시간을 건너
[마중물] 시간을 건너
  • 프리덤뉴스
  • 승인 20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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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

 

梅山 姜賀晶

 

기억에 갇힌 네가

시간의 틈새를 비집고

문득 내게 다가섰다

홀로 된 아픔을 곱씹다가

눈물 그렁한 눈으로 바라보니

너는 왜 그리도 늙었니

세월의 무게가 내려앉은 네 어깨에

무거운 추 같은 양팔이

축 처져 측은하다

네가 가엽다 하는 내가

너를 가엽다 하였다

 

위로하고자 한 너는

기억 속의 나를 말하지만

나는 기억의 지우개가 되어

너를 위로한다

마음의 상처를 꿰매기엔

우린 각자의 길로 달음질쳐왔고

먼 머-언 기억 속의 너도

네겐 아직 소녀인 나도

우리 앞에 없음을 검증한 시간일 뿐

존재하지 않는 아련한 감정의 끄나풀을 놓으며

그렇게 우리는 스치고 지나간다

 

잠깐의 쉼표를 찍고

시간을 건너

각자의 길로 계속 달려간다

안녕,

친구여.

 

2022.06.16. 오후11:40 오랜 남자사람친구와 결별하며.

그리운 남편에게 바침.

하동 평사리 들판의 부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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