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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논단] 지피지기 – 자유주의
[프리덤 논단] 지피지기 – 자유주의
  • 프리덤뉴스
  • 승인 202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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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기대어 생계를 해결하고자 하였던 의존적 태도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자존적 태도로 사람들의 자세를 바꾼 위대한 지도자들이었다. 그들의 가치관을 신자유주의라고 부른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자유를 방해하는 힘들을 통제하기 위한 국가의 개입을 강조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법치주의이다.

지피지기 – 자유주의

최태열(프리덤뉴스 논설위원) 

 

 

좌파와의 이념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서는 학습과 조직과 전투의 3단계가 필요하다. 현 단계는 학습과 조직을 동시에 병행할 필요가 있는 단계라고 본다. 우파진영  내에 좌파와 싸울 수 있는 강건한 자유의 진지가 구축되어야 하고 그 진지는 학습조직이 되어야 한다. 지피지기에서 ‘지’가 바로 학습이며 그 첫단계는 ‘피’ 즉 적인 좌파의 이념에 대한 학습이다. 지금까지 나는 좌파의 이념에 대한 몇가지 사항들을 기술한 바가 있다. 이제 아군인 우파의 이념에 대한 학습에 착수할 단계이다.

 

우파의 핵심가치는 통상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고 일컫는다. 그런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따로 떨어진 가치가 아니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하나의 몸통에서 나온 두 개의 모습이다. 자유민주주의는 그 내면적 정신이며 시장경제는 그로부터 바깥으로 나타난 모습이다.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이 우파의 이념으로 첫 번째 학습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앞에서 쓴 “16. 우파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이다.”라는 글에서 밝혔듯이 우파의 핵심가치로 일컬어지는 자유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자는 주장을 한 바 있다. 나의 그런 주장이 어떤 의미인가는 그 글을 보시기 바란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우파의 핵심가치를 자유주의라고 수정하고 자유주의의 역사적 흐름에 대한 언급을 하고자 한다.

 

자유주의(liberalism)에 대한 역사적 흐름은 고전적 자유주의(classical liberalism)와 신자유주의(neo liberalism)로 나눌 수 있다. 고전적 자유주의는 중세 봉건사회로부터 근대로 넘어오면서 발생한 3대 혁명에서 비롯되었다고 인정된다. 근대를 형성한 3대 혁명은 3R로 표현되는데 이는 르네상스(renaissance), 종교개혁(reformation), 시민혁명(revolution)을 일컬으며 시민혁명은 다시 영국의 명예혁명(1688년). 미국독립혁명(1776년). 프랑스혁명(1789년)이 그 대표적인 것으로 인정된다.

 

고전적 자유주의는 중세 카톨릭의 교리를 맹신하거나 절대왕정의 구체제를 유지하려는 전통적 관념에서 탈피하여 개인의 자유와 소명을 실현시키려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카톨릭교회에 의하여 피동적으로 주어졌던 삶에서 오직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을 통한 소명의 발견이라는 프로테스탄티즘의 확산이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영적 기초가 되었다.

 

종교개혁을 통하여 개인의 자유와 소명을 발견한 근대인들은 상업의 자유를 통한 재산의 축적이 하나님의 축복의 증거라는 새로운 가치관을 받아 들이면서 절대왕정의 구체제를 무너뜨리고 인민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카톨릭의 종교적 교리와 절대왕정의 지배에서 벗어난 그들을 맨앞에서 이끈 이들은 재산을 축적한 부르조아지들이었다. 부르조아지들은 국가는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에 가능하면 간섭하지 말라는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가만히 놓아두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 온세상을 돌아다닐 것인데 국가가 간섭하는 것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사상이 바로 자유주의였다.

 

위클리프, 후스, 루터, 칼빈 등의 종교개혁가들로부터 시작된 자유주의 사상이 차츰 정치와 경제의 구체적인 분야로 파고들었다. 정치분야로는 국가의 성립이 신의 뜻이 아닌 인민의 자유로운 계약에 의한 것이라는 사회계약설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홉스의 “리바이어던(1651년)”, 로크의 “통치론(1689년)”, 루소의 “사회계약론(1762년)”이 그 대표적 저작이라 할 수 있는데 오늘날 자유주의의 원조로는 로크가 꼽힐 뿐 홉스와 루소는 오히려 전체주의의 시조로 분류된다.

 

경제분야로는 맨더빌이 “꿀벌의 우화(1714년)”에서 개인의 이기심이 사회전체적으로는 발전의 계기가 된다는 사고를 전개하였으며, 그것을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1776년)”에서 체계화하였다. 개인의 이기심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인도되어 사회전체의 번영을 이루어낸다는 아담 스미스의 이론은 오늘날에도 시장경제를 정당화하는 기본적인 논리가 되고 있다. 국부론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은 “우리가 매일 식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과 양조장 주인 그리고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고려 때문이다.”라는 구절이다.

아담 스미스를 이은 자유주의 시장경제론자로는 리카도를 들 수 있다. 리카도는 “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1817년)”에서 국가간 절대적인 우위가 아니더라도 상대적인 우위가 있는 분야의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모두의 후생을 증가시킨다는 비교우위론을 설파하며 국제적 자유무역을 옹호하였다.

 

종교개혁가들로부터 시작된 자유주의 사상은 정치 및 경제 분야에까지 미쳐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에 국가가 가능하면 간섭하지 않는 것이 사회전체의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사상이 되었다. 그것이 소위 자유방임적 사고가 기본이 되는 고전적 자유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빈부의 격차가 발생하고 빈곤한 자들의 참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등장할 뿐만 아니라, 19세기 후반 이후 독점자본이 등장하고 20세기가 되면서 1차 세계대전 등 제국주의전쟁으로 치달으면서 자유방임적 자유주의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나타나게 되었다.

1929년 미국의 증권시장이 붕괴되는 세계대공황이 발생하여 전세계가 경제공황에 휩쓸리면서 우파진영내에서도 시장에만 맡겨놓아서는 안 되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유효수요를 견인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케인스의 수정자본주의가 등장하였다.

 

좌파인 베른슈타인의 수정주의와 우파인 케인스의 수정자본주의는 이론적 출발은 달리하였으나, 현실적으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공공사업을 전개하고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방법으로 서민들의 복지를 향상시키려는 복지국가 지향과 같은 유사한 정책을 표방했다. 그런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1970년대 중반까지의 전세계의 흐름이었다.

 

그러던 것이 영국에서는 1978년 “불만의 겨울(winter of discontent)”에 공공노조가 총파업을 함으로써 온 나라가 마비되는 일이 나타났고, 미국에서는 물가상승과 경제불황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다.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국가개입주의가 파탄이 나게 된 것이었다. 개인이 노력하여 무언가를 성취하기보다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를 내건 국가에 기대어 자신의 후생을 얻으려 하는 사람들의 의존적 태도가 모두의 후생을 갉아먹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나선 인물들이 영국에서는 대처, 미국에서는 레이건이었다.

 

대처와 레이건에 의하여 세계사의 물결이 바뀌었다. 그들은 국가에 기대어 생계를 해결하고자 하였던 의존적 태도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자존적 태도로 사람들의 자세를 바꾼 위대한 지도자들이었다. 그들의 가치관을 신자유주의라고 부른다.

 

신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한 고전적 자유주의의 가치관과 기본적으로는 동일하나 국가의 책임을 강조한 점에서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고전적 자유주의를 국가는 가능하면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는 자유방임주의라고 한다면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자유를 방해하는 힘들을 통제하기 위한 국가의 개입을 강조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법치주의이다. 그러므로 신자유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자유방임적 자유의 정신에 법치주의를 합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이끌어낸 사상의 주류는 오스트리아학파라고 할 수 있다. 칼 멩거를 시조로 하여 미제스, 하이에크, 커즈너, 뷰캐넌, 라스바드 등 뛰어난 학자들이 그들이다. 프리드만을 대표로 하는 시카고학파와 오이켄을 대표로 하는 프라이부르크학파도 신자유주의를 이끌어낸 학파로 인정받고 있다. 나는 그들 중에서 미제스, 하이에크, 프리드만, 라스바드의 네사람을 최고로 꼽고 있고 그들에 대한 학습이 우파이념에 대한 공부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처와 레이건에 의하여 좌파적 가치관인 복지국가의 이상이 무너지는 바람에 좌파는 신자유주의에 대하여 그것이 잘못된 가치관이라고 하는 프레임을 씌우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를 극대화시킨 주범이고,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화를 통하여 새로운 세계적 착취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자본계급의 이익추구의 극대화를 통한 환경파괴를 자아내고 있다고 비난한다. 좌파의 이러한 비난에 대하여 제대로 된 학습을 통하여 이론무장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좌파와의 이념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올바른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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