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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還甲이라 回甲이라 하니
[마중물] 還甲이라 回甲이라 하니
  • 프리덤뉴스
  • 승인 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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還甲이라 回甲이라 하니

 

梅山 姜賀晶

 

예쁘게 살고 싶었다

동화책 삽화 속 소녀처럼

거장의 그림 속 여인처럼

우아하고 품격있는 행복한 삶을

소망하던 사랑바라기

 

뒤돌아보면 미련과 후회 가득

내 역사와 기억엔 처절한 현실뿐

어리숙한 소망은 어리석은 과거가 되고

뜻 없이 허공에 꽂힌 슬프고 퀭한 눈길

안타깝게 사라지는 시간과 날들

 

하얗게 센 머리털만큼이나

늘어가는 주름살만큼이나 그렇게

색바랜 묵은 사진처럼

옛 극장 검은 비 내리던 영화처럼 그렇게

한 박자 쉬는 시간과 만난다

 

세상과 만난 날이 예순 해를 돌고

그날 빛났던 별이 세상 유람을 하다가

다시 또 반짝이는 날

바람과 먼지처럼 불려 가버린 날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헤집은 날

 

육십 해를 품은 그날을 만난다

겨울밤 허공에 부는 입김 속에

하아- 한숨을 얹어 보내며

나는 그저 살았을 뿐임을

비로소 깨닫는 귀가 말랑해진 날.

 

2023.01.02.() 오전3:12 남편 송경진의 환갑, 癸卯年 黑卯해를 맞이하며 시린 가슴으로

光明時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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