還甲이라 回甲이라 하니
梅山 姜賀晶
예쁘게 살고 싶었다
동화책 삽화 속 소녀처럼
거장의 그림 속 여인처럼
우아하고 품격있는 행복한 삶을
소망하던 사랑바라기
뒤돌아보면 미련과 후회 가득
내 역사와 기억엔 처절한 현실뿐
어리숙한 소망은 어리석은 과거가 되고
뜻 없이 허공에 꽂힌 슬프고 퀭한 눈길
안타깝게 사라지는 시간과 날들
하얗게 센 머리털만큼이나
늘어가는 주름살만큼이나 그렇게
색바랜 묵은 사진처럼
옛 극장 검은 비 내리던 영화처럼 그렇게
한 박자 쉬는 시간과 만난다
세상과 만난 날이 예순 해를 돌고
그날 빛났던 별이 세상 유람을 하다가
다시 또 반짝이는 날
바람과 먼지처럼 불려 가버린 날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헤집은 날
육십 해를 품은 그날을 만난다
겨울밤 허공에 부는 입김 속에
하아- 한숨을 얹어 보내며
나는 그저 살았을 뿐임을
비로소 깨닫는 귀가 말랑해진 날.
2023.01.02.(월) 오전3:12 남편 송경진의 환갑, 癸卯年 黑卯해를 맞이하며 시린 가슴으로
光明時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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