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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입니다. 서울지검에서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갑니다.
나는 자유입니다. 서울지검에서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갑니다.
  • 프리덤뉴스
  • 승인 202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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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입니다. 서울지검에서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갑니다.

 

김기수(프리덤뉴스 발행인, 변호사)

 

 

저는 16() 오전 10시에 서울지검111호실에 가서 호송차 타고 곧바로 서울구치소로 갑니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무한 감사드립니다.’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자 지만원 박사가 시스템클럽에 올린 인사말이다.

명예훼손 사건임에도 실형 2년의 중형이 확정된 이유는 필시 지만원박사가 5.18 시민군이 헌법제정권력 또는 헌법수호세력이라는 법원의 판단에 시비를 걸었기 때문이리라.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북한군개입 여부에 대해 조사중이지만 결론을 내린 바가 없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마치 박근혜대통령에 대한 유죄판결이 사법부에서 내려지기도 전에 뇌물죄를 인정했던 헌법재판소처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권한인 북한군 개입여부에 대한 판정까지 해버렸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존속해야 할 정당성을 상실했다.

한편, 법률에 근거해 설치된 특별위원회의 권한마저 침범해가면서 유죄판결을 확정지은 대법원이야말로 3권의 하나이면서도 3권 분립의 헌법정신을 망각한 셈이다. 

도저히 승복할 수 없었던 지만원박사는 판사가 아니라 인민군 군화발입니다.’라고 반발했다.

어떤 개인에게 형벌이나 사회적 처벌(보복)을 하려면 그 사람의 타인에 대해 해악을 끼칠 의도, 악감정, 행위 그리고 나쁜 결과까지 있어야 된다는 것은 어려운 법철학이 아니라 상식에 속한다. 

필자의 법률적 식견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만원박사가 북한군 개입설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인용한 광수논쟁만으로는 5.18 유공자에 대한 명예훼손은 성립되기 어렵다고 본다.

수 백명의 광수가 문제가 아니다. 사실은 수 백명의 5.18유공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 더 문제다.

그렇다면 결국 5.18 민주화운동의 본질에 대해 시비한 지박사님의 사상이 유죄를 선고받은 것 아닌가?

애덤스미스는 자신의 저서 도덕감정론에서 감정, 사상, 의도가 처벌 대상이 되고, 사상의 비열함이 행위의 비열함만큼이나 강력한 복수가 필요한 것으로 세상 사람들의 눈에 보인다면, 모든 법정은 사실상 이단자를 심문하던 종교재판소로 변한 것이다. 가장 결백하고 신중한 행동도 결코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 나쁜 희망, 나쁜 견해, 나쁜 계획들도 여전히 의심을 받을 것이다.’ 라고 썼다.

5.18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비단 5.18을 헌법 전문에 넣자는 주장 때문만은 아니다.

10.26 시해사건이 발생하자 국가의 정체성(constitution)에 대한 변혁의 주장이 드세졌던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필연적으로 편파성을 띄게 마련이다.

당시 정치권의 민주화요구는 바로 이런 정체성에 대한 변혁의 요구였다. 그리고 이 '민주화' 요구에 소위 민족민주진영이 합세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애국적 활동은 반드시 국가의 정체(政體)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해야한다.

1980년 봄 정치적 해빙기가 도래하자 현실에 불만을 품은 정치적 지도자들은 국민들의 모든 불편을 해소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면서 최규하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당시 대한민국의 대내외적 상황은 지도자의 웅변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을 상황이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과연 대중경제론, 민족경제론을 신봉하는 정치지도자가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을까?

1980년대의 과격한 정치적 요구는 국민들로 하여금 실현가능성이 낮은 정치개혁을 갈망하게 만들었다.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5.18은 애국운동인가?

국가는 국민의 신체와 재산의 안전과 보호가 존속의 정당성의 근거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애국'은 기존에 확립된 정치체제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1980년은 사회의 안정과 체제의 항구성을 보장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었다. 그 것이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최상책이었다.

기존 질서에 대한 존중이 없는 변혁의 요구는 위험천만한 것이다.

5.18에 대하여 수 십년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온 지만원박사가 내일이면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간다.

5.18에 대하여 말하고 말해온 자유가 호송차를 타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 그 자유를 구출할 것인가?

과연 구출할 의지라도 있는가?

지만원박사와 함께 호송차를 타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말할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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