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황금시대였던 1630년대에 이 나라에서는 수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터키 원산의 원예식물인 튤립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튤립에 대한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튤립은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식물로 생산이 급격한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결국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이것이 가격을 인상시키는 요인이 됐습니다.
튤립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올라가고 투기가 시작됐습니다. 튤립을 재배하는 일이나 꽃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은 없고 오직 가격 상승만을 노린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그 중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도 나왔습니다. 고급 품종의 뿌리 하나가 집 한 채 값이 되기도 했습니다.
1630년대 중반에는 뿌리 하나가 8만 7000유로(약 1억 12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튤립 파동의 정점은 1637년 2월이었습니다. 고급 품종의 튤립 뿌리가 숙련된 장인이 버는 연간 소득의 10배보다 더 많은 값으로 팔려 나가기도 했습니다. 튤립으로 단기간에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장인과 농민 사이에도 퍼졌고 그들도 서서히 시장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팔겠다는 사람만 넘쳐났습니다. 결국 거품이 터진 것입니다.
1637년 2월 3일 갑작스럽게 튤립 거래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채무를 지불할 수 없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어음은 부도가 났습니다. 상인들은 빈털터리가 됐고 튤립에 투자했던 귀족들은 영지를 담보로 잡혀야만 했습니다.
네덜란드 각 도시는 혼란의 구렁텅이에 빠졌고 여기저기에서 지불을 못한 채무자와 채권자들의 말다툼과 도주가 이어졌습니다. 소송을 건 자들도 있었지만 채무자에게는 이행 능력이 없었고 사태 해결에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런 혼란에 직면하자 의회와 시당국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조사가 끝날 때까지 튤립 거래를 보류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계약서는 일괄 무효가 됐고 소수의 파산자와 벼락부자를 남긴 채 튤립파동은 막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파동은 네덜란드가 영국에게 경제대국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는 한 요인이 됐습니다.
17세기에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이 튤립 파동(Tulip mania)은 역사에 기록된 대중의 광기에 의해 나타난 대표적인 투기 사례입니다. 이것은 과열 투기현상으로 최초의 거품경제입니다.
자본시장의 역사에는 이런 악명 높았던 버블 경제 즉 거품경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대중의 광기에 의한 투기와 버블이 주기적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은 모두 버블 붕괴, 공황으로 이어집니다.
오늘날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열풍은 바로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이 튤립파동을 연상시킵니다.
7년전 6센트였던 이 가상 화폐 비트 코인의 가격이 지난 달 29일 1만달러, 우리 돈으로 1000만 원이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열현상이 나타나면서 이 비트코인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음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금융회사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말합니다.
프랑수아 빌레이 드 갈로 프랑스 은행 총재도 “비트코인의 위험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트코인 투자에 청소년 대학생들까지 뛰어들고 비트코인 거래에 중독된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이 비트코인은 가격이 급등했다가 급락합니다. 가격변동성이 너무 큽니다.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크게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원금을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투자라기보다는 언제든지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투기입니다. 이 비트코인에 투자해서는 안 됩니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