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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금의 '나'는 내일의 내가 아니다
[칼럼] 지금의 '나'는 내일의 내가 아니다
  • 프리덤뉴스
  • 승인 201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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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겸/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김정겸/칼럼니스트
▲김정겸/칼럼니스트

자기가 살아가는 목적은 자신의 이름을 우리 시대의 사건과 연결 짓는 데 있다. 이 세상에 함께 살고 있는 삶에게 있어서 자신의 이름과 어떤 유일한 일과를 연결 짓는 일이다. -링컨-

우리는 '나' 아닌 모든 것의 세계와 관계를 맺고 있다. 개구리는 '우물'안이라는 세계와 관계를 맺고 있고, 연어는 '강'이나 '바다'의 세계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렇듯이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것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즉 삶의 세계와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가 된다. 각자 나름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 안에서 나와 세계와의 관계를 파악함으로 정체성(identity)을 알게 된다. 나와 세계와의 관계 파악이 되지 못할 때 방황하고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나의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의미한다. 공연예술(Performing arts)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공연세계에서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그 세계에 몰두하여 삶을 살아간다.

철학하는 사람들의 세계는 무엇일까? 그 세계는 '우주'가 된다. 따라서 철학자의 세계가 가장 크다. 세계 내 존재(In–der–welt sein)인 우리는 어떤 세계에 살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내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너', 즉 중요한 타자인 연인, 부모, 자식 등과의 관계 속에 나의 행복이 있다. 따라서 행복이란 커다란 덩어리에 있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일상속의 자그마한 것들에 있다.

'너'가 나의 존재 이유가 될 수 있다. 가수 김종환의 히트 넘버 '존재의 이유'에서 "니가 있다는 것이 나를 존재하게 해. 니가 있어 나는 살 수 있는 거야."라는 노랫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너'는 나의 세계가 된다. 그러나 '너'가 나의 세계 전부가 되게는 하지 마라. 왜냐하면 '너'가 사라지는 순간 나의 전부의 세계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와 관계 맺는 것에 관해 '다양한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즉 건설적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다양한 세계와의 관계맺음을 통해 나의 본질을 알 수 있다. 이제까지 어떤 하나와의 관계 속에서 내가 규정되었다면 나는 규정된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와의 관계에서 나의 다양함이 드러날 수 있다. 이때 이제까지 알아왔던 '나'가 아닌 '나'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자기 자신이 놀라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믿어왔던 '나'에 대한 신념이 깨지게 되면서 자신을 새롭게 정립하게 된다. 따라서 다양한 관계를 통해 나의 정체성을 찾아 가게 된다. 지금까지 나와 관계를 맺은 세계가 나를 기만하는 거짓의 세계일 수도 있다.

그 거짓의 세계에서 자기가 '참'인 줄 알고 살아 왔다. 참으로 슬프고 슬픈 존재이다. 허상의 세계에서의 자신의 참 모습이었다고 믿고 산 사람은 다른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자신을 찾게 될 때 허망해지기 시작한다.

새로운 자신의 자아를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할 때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 식으로 오로지 나의 세계는 '이것'하고 꽂혀서 집착하지 말라. 집착이 사라질 때 올바른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내가 이제까지 참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그때 당황하지 말고 그것이 아직도 참이라면 그 세계를 지탱하면 된다. 항상 변할 준비를 하라.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규정된 나로 살아온 사람들은 변화에 괴로워한다. 일체개고(一切皆苦)를 깨달아야 한다.

변화하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영원한 '나'에 집착하여 그로 인해 고통에 빠져있는 것이 일체개고이다. '제법무상'(諸法無常)이다. 세상의 모든 법칙은 늘 같지 않다. 지금의 '나'가 내일의 '나'는 아니다.

변화하고 있는 '나'는 진보하고 있는 '나'이다. 세상의 모든 것과의 관계 맺음 속에서 성숙한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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