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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태블릿PC는 누가 싸놓은 똥인가?
[기고] 태블릿PC는 누가 싸놓은 똥인가?
  • 프리덤뉴스
  • 승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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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석/시인, 자유기고가​
손우석/시인, 자유기고가​

최근 "한반도 비핵화"라는 허울을 뒤집어 쓴 북핵문제와, -북 미-북간 정상회담 화두가 블랙홀(black hole)이 되어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지금은 다들 이 세상을 등졌으나, 김대중과 노무현이 노심초사 끝에 겨우 한 번씩 북의 김정일을 만나는데 그쳤는데. 문재인은 4.27에 이어 5.26에도 판문점에서 또 한 번 김정은과 그리 쉽게 만났으니, 그 회합의 성과 유무는 고하간에 남··미 회담문제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만도 하다.

그래서 지금은 옥에 갇힌 비운의 아시아 최초 여성 대통령의 근황도,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드루킹 여론조작 스캔들도 희미해져간다.

그런 와중에 마치 그리 쉽게 잊어선 안 된다는 계시와도 같이 검찰에서 "미디어워치" 대표 변희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탄핵이후 일관되게 jtbc"최순실 태블릿pc" 조작 의혹을 제기해온 언론인이다.

새삼 촛불데모와 탄핵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어두운 1년여를 돌이켜본다. 20161024jtbc가 최순실 것이라는 태블릿pc를 공개하며, 그 안에 국가기밀이 잔뜩 들어있다는 내용의 특집방송을 했다.

다음날 어떤 자의 꼬드김에 넘어간 건지 박근혜 대통령의 성급한 대국민사과가 있었고, 이후 광화문 광장에 촛불이 점점이 피어나면서 나라가 뒤집어졌다. 태블릿pc 하나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런데 탄핵정국 초기부터 jtbc측의 오락가락하는 입수경위와 부실한 보도내용으로 인해 보수층 일각에서 뒤늦게 jtbc의 조작 내지 왜곡보도라는 의문이 제기되었고, 거센 진상규명 요구도 일었으나, 묵살된 채 잔인한 봄날은 아무렇지도 않게 가고. 그러나 그것은 아직 끝나지 않은 긴 이야기로 남는다.

평소 정치에는 관심도 알 리도 없던 내가 아스팔트에 나서게 된 것도 그 태블릿pc에 대한 의문에서부터였다. jtbc와 검찰. 특검측은 그 태블릿이 최순실 것이라고 힐문하는데, 정작 본인은 죽어도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게 이상했다. 최순실이 뻔뻔한 마녀라 그러는가? 살인범도 사용한 흉기를 제시하면 고개 떨구고 순순히 자백하는 법이라던데.

그동안 재판과정에서의 우여곡절을 통해 이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전문 과학감정(포렌식)까지 나온 상태이나, 그런 컴퓨터 포렌식이니 뭐니 하는 어려운 과정을 알 도리도 없으니, 그냥 보통사람의 입장에서 조금 들여다보기로 한다.

우선 jtbc는 태블릿pc 입수경위 설명에서부터 진실하지 않았다. 최순실의 독일 집 쓰레기통에서 주웠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고, 강남 사무실 이삿짐 속에서 발견했다거나 빈 사무실 책상에서 찾았다는 둥 말이 바뀌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당시 한겨레신문 기자 한 분(현 청와대 대변인)께서 인터뷰를 통해 "나는 사실을 안다. 태블릿pcjtbc에서 주운 게 아니다. 국내에서 받은 거다"고 확언해준 바도 있다고 한다.

누구한데서 받은 것을 주운 것이라 했다면 거짓말을 한 것이고, 이런 거짓말을 수년 째 되풀이 하는 건 용서받지 못할 나쁜 짓이며, 첫 단계에서부터 거짓을 말하는 자로부터 바른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jtbc보도의 의혹이 구체성을 띄고 불거졌으나 검찰, 특검, 헌재 등 사법기관과 방송통신심의위 까지 하나같이 적극적인 증거조사를 게을리 하거나 기피했다. 한 때는 국가기밀 누설과 국정농단의 결정적 증거라고 떠들던 그 직접 증거물에 대한 증거조사를!

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관련자 고영태는 "최순실은 태블릿에 usb를 연결 사용하는 것 같은 건 할 줄 모른다"고 증언했다. 당시 특검보는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임의 제출했다는 제3

태블릿을 들고 나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이번 것은 전혀 하자가 없는 것!" 이라고 발표했다.

옛말에 "입이 바른 소리를 한다!"고 했다. 고영태와 특검보가 한 말의 이면과 행간을 곱씹어보면 거기에 깃들어 있는 진실조각을 찾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jtbc측에서는 그 태블릿 특종보도로 두 명의 기자가 기자상을 받았다 한다. 수상소감에서 이들은 태블릿을 입수 한 후 일주일 가까이 밤샘 분석작업을 해냈다고 자화자찬을 했다고 한다.

그 일주일 동안 그 태블릿은 그들 손에서 충분히 오염되었을 것이다.

대체 그 태블릿은 누구 것인가? 듣기로는, 전 청와대 행정관 김 모가 개통하고, 특검조사 시 까지도 그가 사용료를 지불했다고 한다. 아니, 그자가 개통하고 그자가 사용료를 낸 게 사실이라면 바로 그 자의 것이지, 그게 왜 최순실의 것으로 회자되며, 왜 그 소유주가 아직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는가?

만일 그 태블릿이 다이아몬드와 순금치장을 한 수억 원짜리였다면 그래도 지금처럼 서로 자기 것이 아니라고 발뺌들을 하겠는가? 그놈의 태블릿pc는 전자제품인 국정농단의 증거물이 아니고, 누군가 몰래 싸놓은 똥덩어리인가?

그 누구도 자신이 한 짓이라고 시인하지도, 치우거나 만지지도 못할 그런 더럽기만 한 사기와 기만의 결과물인가? 그 태블릿은 촛불데모와 대통령 탄핵의 뇌관으로, 국정혼란의 단초로 작용한, 그래서 영원히 죽지 않고 역사에 길이 남을 괴물이 되었다.

이번 변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어떤 식으로 처리될지 모른다. 그에게는 미안하기만 한 말이나, 뒤늦게 불거진 jtbc측의 명예훼손 고소건은 그 말도 많았던, 그러나 서서히 잦아 들어가던 태블릿pc의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나름 진실을 밝히겠다는 정의감과 언론인의 양심에 따라 행동해온 지성이다. 명예훼손 정도의 혐의로, 그것도 내 눈에는 진실로 보이는 주장이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폄훼되고 처벌받아서는 이 나라에 남은 희망이나 기댈 언덕이라고는 거의 없어지는 지경이 되고 말 것이다.

그에게는 당연히 불구속 상태에서의 방어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나라 걱정을 하는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유롭고 공평한 상태에서의 법정공방을 통해 "최순실 태블릿pc"로 알려져온 그것은 과연 누가 어떤 마음으로 싸 놓은 똥인지를 규명해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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