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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슬프다! 정녕 `지못미`라고 말해야만 하는가"
[칼럼] "슬프다! 정녕 `지못미`라고 말해야만 하는가"
  • 프리덤뉴스
  • 승인 201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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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슬프다. 65년 만에 제2의 휴전협정이 미국과 북한 간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일의 회담이 어떤 과정의 시작일 뿐이고, 합의서도 서명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전에 종전선언도 논의할 수 있다고 한다.

미 중앙정보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가운데서도 미북 정상회담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과거 휴전협정을 시작했을 때의 미국처럼 적당하게 북핵 문제를 종결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싱가포르 회담을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회담과 그 과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내용이나 북한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1953년 서명된 휴전협정을 정치적으로 종결하기 위한 새로운 협정을 논의하는 것일 수 있다.

과거의 휴전협정과 같은 것은 북한(중국과 러시아도 철저하게 지원하고 있다)과 미국이 협상의 테이블에 앉았다는 것이고, 한국은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거 휴전협정의 환경과 다른 점이 있다. 당시는 북한이 압도적인 군사적 열세였지만, 지금 북한은 수소폭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강력한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이 휴전협정에 반대하였지만, 현재 한국은 이 회담을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다. 과거에는 휴전협정을 북한이 지키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보장장치가 논의의 핵심이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그다지 논의되고 있지 않다.

이 새로운 휴전협정에서 미국은 북한 핵무기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아직 그 의도를 숨기고 있다. 체제안전이라는 모호한 말로 그들의 목표를 말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경제지원으로 유인하고자 노력하기도 하지만 성과가 없다.

그것은 북한이 바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씩 북한은 그 조건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평화협정이고, 바로 미군의 철수, 그로 인하여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때 한국 혼자서 방어하도록 하는 조건이다.

그것의 시작이 바로 종전선언인데, 미국도 동의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그것이 안보를 근본적으로 취약하게 만드는 조치임에도 오히려 그것을 바라고 있다. 미국 내 일부는 그것이 결국 미국의 한국 포기로 귀결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자신의 국가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강조하여 부각하고자 하지 않는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핵무기 폐기라는 그들의 목표를 ICBM 제거 정도로만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을 포기해도 미국의 국익에 결정적인 위해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을 `일관적인 비일관성`이라고 평가한 학자도 있었다.

다시 한 번, 슬프다. 결국 1975년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일어났던 일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게 되는가? 걱정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는 무기력증이 더욱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내 아내에게, 자식들에게, 손자들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말해야만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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