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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이 뭔가를 분수처럼 뿜었다
블랙홀이 뭔가를 분수처럼 뿜었다
  • 프리덤뉴스
  • 승인 2018.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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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이 분수처럼 물질을 내뿜는다? 출처: ALMA (ESO/NAOJ/NRAO), Tremblay et al.; NRAO/AUI/NSF, B. Saxton; NASA/Chandra; ESO/VLT
블랙홀이 분수처럼 물질을 내뿜는다? 출처: ALMA (ESO/NAOJ/NRAO), Tremblay et al.; NRAO/AUI/NSF, B. Saxton; NASA/Chandra; ESO/VLT

블랙홀은 강력한 밀도와 중력 때문에 그곳에 들어간 입자, 전자기 복사, 빛을 포함해 그 무엇도 빠져나올 수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빨려 들어갔던 물질이 분수처럼 뿜어나오는 블랙홀이 발견됐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천체물리학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국제연구팀이 지구로부터 10억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colossal fountain'이라고 불리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블랙홀 중심에서 상대적으로 차가운 분자구름(molecular gas)이 뿜어져 나오는 걸 목격한 것인데요.

신기한 점은 이 분자구름이 우주로 뿜어져 나온 후 다시 블랙홀로 빨려들어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사실, 은하계에서 별 형성물질을 재사용하려는 수단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오래 전 이론화됐지만, 관찰된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드디어 처음으로 관측된 겁니다.

블랙홀에서도? 출처: fotolia
블랙홀에서도? 출처: fotolia

연구팀은 칠레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알마전파망원경( Atacama Large Millimeter Array, ALMA)과 칠레에 있는 거대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을 이용해 은하 클러스터인 Abell 2597의 중심 은하를 관측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이 가스를 우주로 날려보내고 이 가스들이 다시 블랙홀로 비처럼 내리는 것을 발견한 겁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Grant Tremblay는 "거대한 은하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은 분수의 기계식 펌프처럼 작동했다"고 전했는데요.  '분수(fountain)' 시스템은 자동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블랙홀에서 고온의 물질이 엄청난 속도로 우주로 방출되면, 이 물질은 점차 다시 블랙홀로 떨어지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됩니다. 미국 국립천파천문대의 성명서에서 Tremblay는 "이는 마치 비구름, 비, 물웅덩이를 동시에 관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블랙홀의 강착원반(accretion disc)에서 물질 흐름. 출처: 유튜브/Thomas Mller
블랙홀의 강착원반(accretion disc). 출처: 유튜브/Thomas Müller

블랙혹은 실제로 물질을 밖으로 내뿜지 않습니다. 블랙홀은 주위에 강착원반(accretion disc)이라는 물질의 흐름을 만듭니다. 강착원반은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에 이끌린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성간 물질이 소용돌이치면서 만든 원반형의 물질 흐름을 말합니다.

그러나 모든 물질이 블랙홀에 잡아먹히는 건 아닙니다. 몇몇의 물질들은 블랙홀의 자력선(magnetic field lines)을 따라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마치 태양풍에 의해 방전된 입자가 지구의 자력선을 따라 오로라를 만들어 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블랙홀에서는 오로라대신, 강력한 플라즈마 제트(jets of plasma)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는 블랙홀의 극지방으로부터 거의 빛의 속도로 물질을 방출한다고 합니다.

블랙홀 밖으로? 출처: ESO
블랙홀 밖으로? 출처: ESO

Abell 2597의 BCG은하(brightest cluster galaxy)에 동력을 공급하는 초거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의 경우, 차가운 가스를 9킬로파섹(30,000광년)의 거리 만큼 날려버린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 가스는 블랙홀의 강착원반으로 들어가는 물웅덩이에 비처럼 다시 내리게 됩니다. 이 강착원반은 약 30억개의 태양의 질량과 맞먹는 거대한 섬유상 성운(filamentary nebula)으로 은하의 중심에서 30킬로파섹(10만 광년)에 걸쳐있습니다.

연구팀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2016년 처음으로 알마전파망원경(Atacama Large Millimeter Array, ALMA)과 칠레에 있는 거대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을 이용해 이 비처럼 내리는 가스구름을 관찰했습니다. 그들은 섭씨 –260 ~ –250℃의 낮은 온도의 일산화탄소 분자를 관찰해 블랙홀 쪽으로 떨어지는 걸 보았습니다.

이후 연구팀은, 이전에 유럽남방구천문대(ESO)의 VLT MUSE 장치를 이용해 관측했던, 블랙홀의 제트로부터 따뜻한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현상과 연결지어 생각했습니다. 

이후 NASA의 찬드라 우주망원경(Chandra X-ray Observatory)을 통한 후속 관측을 통해 두 관측 사이의 연관성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블랙홀에서 물질이 방출됐다 유입되는 현상이 같은 과정의 일부였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었죠.

Tremblay에 따르면 이는 지구 대기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비구름과 강수를 일으키는 것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냉각, 응축, 응결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새롭게 응축돼 구름이 만들어지고 은하에 비를 뿌리면, 이는 별을 형성하는 연료로 쓰일 수 있고 초거대질량 블랙홀에 원료를 공급할 수 도 있다고 합니다. 

모든 걸 먹어치우기만 하는 블랙홀인 줄 알았는데, 분수처럼 물질이 순환할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합니다./프리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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