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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앙노동위원회 KBS 박영환국장 등 징계취소
[단독] 중앙노동위원회 KBS 박영환국장 등 징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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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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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어려웠던 싸움에서 첫 진지를 구축했습니다. 앞으로도 행정법원,고법,대법원까지 싸워야합니다. "

KBS 역사에서 직원을 상대로 사장이 고액의 수임료를 챙기는 거대 로펌의 변호사를 고용한 건 처음

2021. 3. 5. KBS 공영방송노동조합 소속 국장급 기자 및 프로듀서들이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재심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공영노조의 손을 들어주었다. 아울러 지방노동위원회에서 구제된 이제원국장에 대한 KBS측의 중노위에 대한 재심청구는 기각하였다. 이로써  KBS진실과미래위원회 운영규정을 KBS 이사회가 통과한 것을 기점으로 한 KBS 적폐청산은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공영방송노동조합 소속인 박영환국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중앙노동위의 재심판정에서 구제된 후 소감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 

"힘들고 어려웠던 싸움에서 첫 진지를 구축했습니다. 앞으로도 행정법원,고법,대법원까지 싸워야합니다. "

"조직력에서 골리앗인 양승동 사장은 대형 로펌 번호사와 노무사, 사내 변호사를 동원하고 불법 기구인 진미위를 운영하면서 엄청난 비용 (수신료 등 공적재원)을 썼지만 돌멩이 5개를 쥔 제가 이겼습니다. KBS 역사에서 직원을 상대로 사장이 고액의 수임료를 챙기는 거대 로펌의 변호사를 고용한 건 처음입니다."

"한번도 경험 못한 KBS입니다. 회사 재정은 적자이고 수신료 인상까지 추진하면서 정치적 표적 징계를 위해 국민이 주신 시청료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 걸까요? 수신료를 내시는 국민들이 용납할까요? 저는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고 다닐수가 없습니다. 사측은 중노위 심판정에서 온갖 추측과 억측, 소설적인 표현, 침소봉대와 허위사실 나열 등으로 저에게 올가미를 씌웠으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사실과 진실은 창조하거나 꾸밀 수 없기 때문입니다"

"티끌처럼 작고 갈대 처럼 연약할지라도 사실과 진실이 항공모함이나 탱크부대의 거짓 공격을 능히 무찌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사실과 진실이 허위와 선동, 편가르기를 이기는> 물결이 꿈틀대며 점차 거세지는 느낌입니다. 어두움과 밤이 깊으면 밝음과 새벽이 가깝습니다. 아직 정의와 상식은 살아있습니다. 주어진 권한과 책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양심에 따라 일을 하는 국가 조직과 구성원이 많은 덕분입니다."

 이하는 박영환국장이 작성해 제출한 114페이지에 달하는 재심이유서 중 결론부분이다. 

 

■ 2016년 총선을 앞두고 KBS 보도본부에서 일어난 기자협회 회원들의 기자협회 집행부의 정치적 중립성 촉구 성명서는 공정성을 확보해 편성규약을 수호하려는 공영방송 기자들의 몸부림이었습니다. 당시 사내의 강력한 압력 단체인 노조와 기자협회 집행부의 제작 자율성 침해 등 불공정 행위에 맞서 기자들이 사내게시판 글을 통해 공정성 훼손 시도를 막고 KBS 뉴스를 지키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언론인이 외부는 물론 내부로부터 그 어떤 압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기사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초석이고 공영방송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노력 결과 당시 KBS의 총선보도는 당시 야당 등 어느 정당으로부터도 편파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았고 공정선거보도를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신청인은 보도국 통합뉴스룸 취재주간으로서 대통령선거 보도를 이끌면서 대선후보 검증단장의 지책을 맡았습니다. 대선후보 검증 보도를 포함해 대선보도에 있어서 여-야 어느 정당이나 후보로부터 비판이나 비난, 항의 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공영방송 언론인으로서 방송법이 규정한 <객관,공정,균형의 3대 원칙>을 견지한 때문입니다.

최근 검찰과 법원 내부에서 검사와 판사들이 내부 게시판에 법무부장관과 대법원장 등에 대한 비판 성명서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집합적 의사표현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실명으로 글을 올린 검사나 판사 가운데 징계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아직까지 들어본 사실이 없습니다.

상식이 있어서 입니다. 특히나 표현의 자유라는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언론사 특히, 공적 법인인 KBS에서 내부 게시판을 통해 집합적 의견을 표출하는 행위는 오랜 전통입니다.

KBS 사내게시판에는 항상 3개의 노조와 기자협회 등 10여개의 직능.친목 단체가 사장과 임원들을 비판하고 퇴진을 촉구하거나, 노조끼리 공방을 벌이는 성명서 투쟁이 매일 벌어집니다. KBS 내부의 치열한 성명전은 일상이며 문화이고, 다양한 의견 표출의 중요한 방식이고 핵심적인 소통의 형태입니다. 그런데 단지, 정권이 바뀌고 KBS 사장과 임원진이 바뀌었다고 해서 공영방송 KBS에서 뜬금없는 불법 위원회를 만들어 오히려 편성규약을 수호했던 노력을 편성규약을 훼손한 것이라며 거꾸로 징계하고, 그것도 근거 없고 터무니없는 다양한 이유를 내세워 기자들을 징계하고 낙인찍기를 통해 망신을 주고, 언론인으로서의 신분을 불안하게 하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 KBS에서 벌어졌습니다. 국가기간방송 KBS는 여론 형성에 끼치는 영향이 다대하므로 내부에서도 언론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가 고도로 관철되어야 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언론인에 대한 징계는 감사제도나 인사규정에 부합하여 당사자뿐만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도 객관적으로 그 사유를 수긍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법치주의와 절차주의, 합리적인 상식, 헌법이 규정한 자유의 가치가 바로 그 기준입니다.

존경하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님!

신청인은 1991년, 공영방송 KBS 기자로 입사해 30년 동안 자부심을 갖고 근무해왔습니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까지 7명이 이끄는 정권에서 기자로 근무했습니다. 그동안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포함해 8건의 특종상을 받았고 각종 앵커상과 장관상, 방송협회장상, 대한불교조계종이 주는 불교언론대상 특별상도 수상했습니다. 수상실적을 자랑하고 싶어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단, 한 차례라도 어떤 징계도 받은 사실을 없음을 강조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일생의 영혼을 바친 KBS가 정년을 몇 년 앞둔 신청인에게 <KBS기자협회 지도부의 정치적인 중립을 요구한 성명서에 간부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 등으로 부당한 징계를 가함으로써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내고 말았습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피신청인 KBS양승동 사장의 초법적이고 자의적 징계권 행사라는 폭력이 용인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어두워 질 것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KBS는 물론 우리 사회 각 조직들에서 소위 ‘위원회’라는 명목의 유사 감사기구를 통한 보복과 폭력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지 않겠습니까? 민주주의와 역사의 퇴행을 막기 위해서 사실관계에 입각해 초심 판정을 바로잡아주시기를 간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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