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사랑은 이 시집에 사람과 사회, 자연을 응시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담긴 시편 110여 수를 묶었다.
이하는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 편집인의 서평이다.
성남 수정로의 ‘리더님’ 시인
김사랑 시인은 성남 수정로 상인들 사이에서 ‘리더님’으로 통한다.
성남 수정로 상인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밴드의 리더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태생의 시인은 2015년 한 계간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기까지 시를 쓴 횟수만큼이나 치열하게 지역 사회활동가의 삶을 살았다.
이 과정에서 1인 마술 공연 기획사를 운영하는 업자가 성남시로부터 십 수억의 특혜 용역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후보의 페이스북에 ‘왜 마술업자에게 용역을 몰아주느냐’는 취지의 질문 댓글로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했다.
그럴 때마다 이재명 시장은 해당 댓글을 삭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시인은 이 일로 마술업자로부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당했고, 수백만 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
이재명 후보 관련 모든 게이트와 의혹의 최초 제기자가 김사랑이었고, 그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진 이가 김사랑 시인이었다.
제주도 출신답게 간간이 드러나는 제주 방언의 어휘와 표현들도 이색적일지언정 전혀 낯설지 않다.
그러나 시인의 평이한 듯 감각적인 언어 배열이 갖는 무게는 결코 녹록치 않다.
풀과 나무를 다독여 생육을 돕던 이 땅의 해가 지고, 저녁노을에 이어지는 저녁별이 어둠이 깊을수록 밝게 빛나듯 시인의 거칠고 고단한 일상은 시를 통해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는 것이다. 김사랑의 시는 그런 시이다.
이 땅에
태극기로
살아가야 한다는 건
내가
부르고 싶을 땐
부르지
못하여 아팠던 이름과
내가
부르라 하였을 땐
부르지
아니하여 멍든 이름을
한없이
감싸며 흘러가다
가장 높고
가장 귀한 자가 아니라
가장 낮고
가장 천한 너와 내가
말없이
말없이
그 이름을 부르다 가는 것
- 「이 땅에 태극기로」 부분
대한민국, 시인이 사랑하는 민주공화국. 광장에서 길거리에서 애처롭게 흔들리던 그 수천수만의 태극기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마음, 그렇게 김사랑의 시는 우리 가슴을 울린다. 우리를 울림으로써 더욱 빛나야 하는 시가 김사랑의 시이다.
그대는 나를 만나서
나에게 고맙다 말씀하시지만,
나는 그대를 만나
그대에게 감사합니다
그대 내가 사랑하는 이름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사랑의 나라
나의 조국 대한민국
- 2022년 大寒, 은파 김사랑 올림 접기
시인 김사랑
- 1972년 제주 생
- 2015년 계간 《한국작가》 가을호로 등단
-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시 예산이 불투명하게 사용된 점을 지적하며 1인 방송과 항의 시위 주도
- 2017년 11월 14일 대장동 게이트 폭로 활동 중 공권력에 의해 납치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13시간 이상 마취상태로 있다가 지인들에 의해 구출
- 현재 ‘성남시정감시연대’ 공동대표로 활동 중